최근 카카오는 CBT(Closed Beta)로 단순한 대화형 AI를 넘어, 개인과 그룹 대화 속에서 ‘메이트’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AI를 목표로 하는 카나나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.
그룹 대화 속 AI? 색다른 접근
카나나의 가장 큰 특징은 그룹 대화 속에서 함께 작동하는 AI라는 점이다. 개인 메이트는 ‘나나’, 그룹 메이트는 ‘카나’이다. 나나와는 1:1 대화도 가능하고, 그룹방 안에서도 귓속말 모드로 조용히 소통할 수 있는 반면 카나는 그룹 내 대화를 요약하거나, 일정 조율, 정보 정리, 의견 수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.
예를 들어, 러닝 모임에서 다가오는 마라톤 대회를 주제로 대화가 오가면, 카나는 그 내용을 캐치해 일정을 정리하고 알림도 설정해준다. 필요한 경우 새로운 러닝 코스도 추천해주는 마치 대화에 참여하는 또 한 명의 ‘능동적인 메이트’ 같은 느낌이다.
서비스로는 첫만남이지만 모델으로서의 카나나는 처음이 아니다
사실 카나나는 카카오에서 오랜시간 자체적으로 연구, 개발해온 LLM이다. 이미 지난해 ‘if KAKAO’ 컨퍼런스에서 카카오는 카나나 모델의 존재를 공개했고, 지난 2월에는 그 연구 성과를 담은 기술 보고서도 arXiv에 게재하며 그 성능과 철학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냈다. (https://github.com/kakao/kanana)
카나나는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다룰 수 있는 bilingual 모델로, 특히 한국어 기반 성능에서는 글로벌 수준의 대형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결과를 보여준다. 예를 들어, 32.5B 규모의 ‘카나나 플래그(Kanana-Flag)’ 모델은 같은 크기의 모델들에 비해 한국어 지식 및 한국어 기반 추론에서 더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. 물론 영어·코딩·수학 등 일부 영역에서는 다른 글로벌 모델보다 낮은 점수도 있었지만, 전반적으로 언어 모델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.
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‘비용 효율성’이다. 카카오는 학습 자원 최적화를 통해 유사한 사이즈의 모델 대비 학습 비용을 절반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. 이를 위해 단계별 사전학습(Staged Pre-training), 가지치기(Pruning), 지식 증류(Distillation), 깊이 업스케일링(Depth Upscaling) 등 다양한 최적화 기법이 적용되었다.
기대와 과제 사이
카나나는 분명 흥미로운 시작이다. 특히 그룹 대화 속 AI라는 포지셔닝은 기존 챗봇과는 결이 다르고 카카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. 다만, 일정 정리나 대화 요약 같은 기능은 분명 유용하지만, 그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는 실제 사용자 경험에 달려 있는것 같다. 카카오는 이번 카나나를 시작으로 쇼핑, 로컬, 검색 등 다양한 ‘AI 메이트’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확장성과 호환성이 얼마나 괜찮을지 기대되면서도 걱정된다. 실시간 정보 연동이나 맥락 파악, 서비스 간 연결성 등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구현되느냐가 관건이다.
또 다른 걱정되는 점은 AI 성능이다. 카나나는 한국어 기반 성능에서는 좋은 점도 있지만 영어, 코딩, 수학 등 다국어/전문 영역에서는 GPT-4나 Grok, Claude 등 최상위 글로벌 모델들에 비해 여전히 격차가 존재하는데 이미 눈이 높아진 사용자들이 이러한 성능 차이를 체감하게 될지, 아니면 일상적인 사용 맥락에선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;
그럼에도 불구하고, 카나나는 ‘일상 속 AI’라는 카카오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첫 발자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것 같다.